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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성큼 다가온 금리인상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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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1

(출처 : 펜앤마이크, https://www.pennmike.com 2026.07.28)

 

오정근(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해 8차례 연속 동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였다. 신 총재는 “성장과 물가, 금융 안정 세 측면 모두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긴축 방침도 분명히 했다.
한은의 경기 판단은 한층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신 총재는 “지금 판단으론 5월 전망한 성장률 2.6%가 너무 낮다”며 다음 달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상당 폭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은이 특히 주목한 지표는 국내총소득(GDI)이다.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데 비해 실질 GDI는 13.2% 늘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3.7% 성장하고 실질 GDI는 15.6%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생산보다 소득이 훨씬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신 총재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21년 물가 상승세(인플레이션)를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가 대응이 늦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례를 거론하며 “이례적인 상황에서 수요 측 압력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데 금통위원들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조적 물가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간 금리차 1%P로 줄어 환율안정엔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 중반에서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집값과 가계대출 흐름도 한은의 인상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대됐고, 금융권 가계대출은 월 8조~9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이번 인상이 일회성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못 박았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로 옮겨갔다. 시장에서는 10월 한 차례 더 올려 연말 3%, 내년 1월 인상으로 최종 금리 3.2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오는 9월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소비자물가 상승이 물가 안정 목표치(2%)보다 높은 3%대를 지속하고 있는데 대한 대응이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매파적기조를 보였다.
일본은행도 6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6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일본은행 기준금리가 연 1%로 올라선 건 1995년 8월 이후 약 31년 만이다. 일본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꼽힌다. 일본의 5월 기업물가(한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6.3%로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 등 부담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미국과 금리 격차와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로 엔화 약세가 지속된 점도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18일 (한국시간 기준) '워시 체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사되었다. 점도표는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이 3.8%로 상향 조정되어 위원 9명이 연내 1회 이상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을 했지만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매파적 동결을 보인 것이다. 동결 발표 이후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뉴욕 증시가 하락하는 등 긴축 우려가 반영되었다.
이처럼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신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중동전쟁 종전 합의에도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와 국제유가 안정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 내외로 내다봤다며 "물가 흐름이 안정될 때까지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는 2%이다.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2022년 중반 이후 미국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5.5%(상단기준) 까지 올리는 가운데서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3.5%까지만 올려 한미간 금리역전 시대가 열렸다. 2024년 말부터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렸지만 순차적으로 내렸지만 6월 기준 미연준 연방기금리는 3.75%(상단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로 격차를 유지했었다.
이러한 한미간 금리차이와 미국보다 높은 한국의 통화증가율은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과거 2000-2020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28.9원이었는데 이 수준이 2021년 중반 이후 1300원대로 상승한 후 지금은 지난달 15일 1500원 선을 넘은 뒤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이다. 1500원대가 뉴노멀이 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고공행진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국내 원화가 너무 많이 풀려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인기영합적 재정살포다. 금년 예산은 지난해 본예산 673조3000억원보다 54조7000억원(8.1%) 늘어난 '슈퍼' 예산이다. 농어민 기본소득, 사회연대경제 구축 지원 확대 등 복지 예산이 크게 늘어난 점이 주요 원인이다.
이미 농어촌에는 적지 않은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다. 정부의 농촌소득 통계를 보면 년간 약 2000만원 정도가 외부이전소득인데 대부분 정부이전소득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월 15만 원의 농어민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월 15만 원의 농어민 기본소득 시범사업 1천703억원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군(69개) 중 6개 군을 공모로 선정해 약 24만명에게 월 15만원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시범지역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확대는 시간문제다.
이외에도 사회연대경제 구축을 위해 8조6000억원의 예산을 증액한 것은 지금 꼭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복지지출은 한번 지원하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에 저출생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까지 더해보면 향후 복지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가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해 “전쟁추경”이라는 이름 하에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했다. 이처럼 슈퍼예산 추경 등 현금성 재정살포가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원화약세기조를 반영해 기업들이 수출 대금을 국내로 들여와 원화로 바꾸지 않고 해외에 쌓아두는 규모가 적지 않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서학개미들도 약 2000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약 5000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기업외화예금도 약 1000억 달러 수준이다.
거주자의 달러 투자 급증 배경으로는 한미 간 성장률 격차도 중요한 요인이다. 한미간 잠재성장률도 한국은 하락을 지속하는 반면 1인당 소득 9만 달러대 미국은 상승 중이다. 이 모두가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요인이다.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로 봐야 한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악순환을 낳고, 결과적으로 서민들에게 타격을 입히며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물가가 오르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바닥 민생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긴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