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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정치가 키운 도박성 증시 정상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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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출처 : https://www.truthguardian.co.kr/ 2026.7.24.)

오정근 //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단순 금융상품 아닌 정부·금융당국의 정책 / 증시, 반도체 호황에 호재는 뒷전이고 도박판처럼 변해 / 정부, 제도 보완 나섰지만 책임있는 이의 사과하는 없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본시장 정상화와 주주권 강화 등을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당선 후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 달성을 목표로 상법을 개정하고 금융·조세 지원 중심의 증시 부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는 이사의 충실 의무에 일반 주주 보호를 명시하여 지배주주 중심의 경영을 견제하고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했다.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이득 환수를 강화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는 조치도 도입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세제 혜택도 도입하고 자사주 소각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증시 부양에 돌입했다. 실제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뒤 정치권의 발언 강도는 더 높아졌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1월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스피 5014. 경축. 꿈은 이루어진다"고 썼다. 이어 2월 3일 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코스피 6000, 7000, 8000, 9000, 1만도 결코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5개월여 한국의 코스피는 광란의 연속이었다. 3000대를 지속하던 코스피가 상승하기 시작해 2025년 4월 27일 4042.8로 4천을 돌파하고 2026년 1월 27일 5084.8로 5천선을 돌파했다. 이어 2026년 2월 25일 6083.8로 6천선을 돌파하고 5월 6일에는 7384.5로 7천을 돌파했다. 연이어 5월 26일에는 8047.5로 8천선을 돌파하더니 지선이 있었던 6월 3일(공휴일) 직전 6월 2일에는 8801.5 까지 수직 상승했다. 곧이어 6월 18일 9063.8으로 상승해 드디어 9천선을 돌파해 때마침 전례 없는 반도체 호황도 가세하면서 대망의 만스피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수직 상승은 투자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정책 목표였던 주가지수가 정권 성과를 평가하는 정치적 지표로 전환된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때마침 6.3 지선도 있었으니 그런 평가도 무리는 아닌 듯 보인다. 코스피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 4일 2770.84에서 지난 6월 19일 장중에는 9385.59까지 치솟아 대선 직후의 3.4배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때마침 전례 없는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배경으로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삼성전자 20만→51만원, SK하이닉스 114만→355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지 정도가 심해지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금융위원회는 국내외 ETF 간 규제 차이를 해소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린다는 명분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월 16일 "금융위원회에 관련 검토를 지시했다"고 언급했고, 이틀 뒤 1월 1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품 출시 허용 계획을 밝혔다. 같은 달 30일 금융위는 상품 허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당시 입법예고 자료를 보면 "2026년 2분기 중 시행령 및 규정개정·시스템 개발 등 후속 조치를 완료하고, 이후 금감원·거래소 심사를 거쳐 상품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상품 출시까지 2분기 중(5월 27일)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6.3 지선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처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단순 금융상품이 아니라 정부와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앞당긴 '제도'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맞추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판다. 상품 규모가 커질수록 장 마감 무렵 같은 방향으로 몰리는 기계적 주문도 불어나 본주의 등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정부가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도입 당시부터 음의 복리효과와 급격한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투자자 교육을 의무화하고 기본 예탁금을 설정했다.

 

정작 과소평가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6개 상품이 동시에 붙고, 규모가 빠르게 불어날 때 본주와 코스피에 미칠 영향이었다. 출시 전날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이미 49%였고, 16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시가총액은 5월 27일 4조 4000억 원에서 7월 15일 11조 9000억 원으로 커졌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맞추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판다. 상품 규모가 커질수록 장 마감 무렵 같은 방향으로 몰리는 기계적 주문도 불어나 본주의 등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 두 종목의 코스피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만큼 충격은 지수와 이를 추종하는 연금·인덱스 펀드로 번진다. 선택은 일부가 했지만, 충격은 시장 전체가 나눠 갖는다. 코스피의 전체 가격 등락도 문제가 됐다. 이제 코스피 시장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근본적인 주식시장 호재는 뒷전이고 돈 놓고 돈 먹는 도박판처럼 변했다.

 

정부는 제도 보완에 나셨다. 시작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제도를 다시 보완하겠다는 것은 애초에 잘못 예측하고 섣부른 판단을 했다는 건데 책임 있는 이들의 사과가 없다. 최근 시장 흐름에서 책임의 무게를 느끼는 발언이나 행보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누가 뭐라고 지시하든 정부에서 가장 금융전문가들만 모아놓은 집단인 금융위원회의 수장 아닌가. 지난 16일 보완방안을 발표하는 브리핑에도 국장급만 내세운 채 나타나지 않았다. 제대로 된 보완책이 나와서 주식시장이 기업의 자본조달 시장으로서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를 바란다.